역대상 21장에는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윗이 요압에게 인구조사를 명령했을 때 요압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지금보다 백 배나 더하시기를 원하나이다 내 주 왕이여 이 백성이 다 내 주의 종이 아니니이까 내 주께서 어찌하여 이 일을 명령하시나이까 어찌하여 이스라엘이 범죄하게 하시나이까”(3절). 이렇게 말한 이유는 다윗의 동기가 교만인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구조사가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민수기에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인구조사를 하라”고 명령한 말씀도 있습니다(민 1:1-3, 26:1-2). 인구조사는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그 동기가 교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윗으로 하여금 인구조사를 하도록 충동한 자는 사탄이었습니다.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1절). 같은 내용을 기록한 사무엘하 24장은 조금 다르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삼하 24:1). 사무엘하 24장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하셨다고 했고, 역대상 21장은 사탄이 ‘다윗을 충동’ 했다고 했습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입니까? 둘 다 맞습니다. 다윗을 격동한 것은 사탄이고, 그것을 허락하신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사탄으로 하여금 다윗을 격동하도록 허락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스라엘이 벌 받을 일을 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벌하시려고 허락하신 것입니다(삼하 24:1). 이스라엘이 어떤 벌 받을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허락하실 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탄이 욥을 치도록 허락하셨을 때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욥이 얼마나 신실한 사람인지를 사탄에게 보여주어 사탄의 말이 거짓인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없이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마 10:29).
교만한 마음으로 인구조사를 한 것이 잘못된 일임을 깨닫고 다윗은 하나님께 회개했습니다. “하나님이 이 일을 악하게 여기사 이스라엘을 치시매 다윗이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7-8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치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치셨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치신 것을 보고 다윗은 하나님께 회개했습니다. 사무엘하 24장은 조금 다르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백성을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삼하 24:10). 사무엘하는 다윗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했다고 했고, 역대상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치신 것을 보고 회개했다고 했습니다. 두 말씀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치셨는데, 역대상은 그 사실을 기록했고, 사무엘하는 기록하지 않은 것입니다. 두 말씀이 강조하는 것은 다윗이 회개했다는 것입니다. 다윗의 훌륭한 점이 이런 것입니다. 다윗은 잘못에 대해 회개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도 잘못을 하면 다윗처럼 회개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을 하나님은 불쌍히 여겨주십니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 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