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서 3장과 4장에는 유다 사람들이 엄청난 위기를 만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사 제국에 살고 있는 모든 유다 사람이 죽게 생긴 엄청난 위기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하만이라는 사람이 왕의 허락을 받고 다음과 같은 조서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열두째 달 곧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인을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인들을 막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에 3:13). 정말 무섭고 잔인한 조서입니다. 이 조서가 내려졌을 때 유다 사람들은 굵은 베옷을 입고 대성통곡했습니다(에 4:1-3).
유다 사람들이 대성통곡하고 있다는 소식을 왕비 에스더가 듣고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모르드개에게 사람을 보냅니다. 모르드개는 왕비 에스더의 사촌오빠이면서 에스더를 딸처럼 키운 사람입니다(에 2:7).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께 나아가 유다 민족을 위해 간구해주기를 원했습니다(에 4:6-8). 그런데 에스더의 말은 “왕께 함부로 나아갈 수 없고, 왕의 허락 없이 나아가면 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10-11절). 그 말을 들은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이렇게 전합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13-14절). 이 말에 에스더가 이렇게 답합니다.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16절). 에스더의 이 결단 때문에 유다 사람들은 죽지 않고 살게 됩니다. 에스더는 민족을 구한 영웅이 됩니다. 에스더에게 있어서 ‘별의 순간’은 “죽으면 죽으리이다”라고 했을 때입니다. (‘에스더’라는 이름의 의미는 ‘별’입니다.)
살다보면 우리도 위기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위기를 만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가지를 해야 합니다. 첫째,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나 ‘기도’라는 단어가 안 나옵니다. 에스더서를 기록한 분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안 쓰고도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인 것을 역설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모르드개와 유다 사람들이 금식하면서 한 것은 기도였습니다. 위기 상황을 만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도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둘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모르드개가 생각해낸 것은 왕비 에스더를 통해 왕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왕이 내린 조서가 취소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잠 21:1). 위기를 만났을 때 기도와 함께 해야 할 일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기도만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고,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은 하나님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모르드개는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으로든 유다 사람들을 구해주실 것을 믿었습니다(에 4:14a).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해주신 약속의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피할 길’을 주시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입니다(고전 10:13, 롬 8:28). 넷째,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에스더는 죽을 각오하고 왕께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유다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게 됩니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삽니다(요 12:24-25).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됩시다. 나 자신뿐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