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0편은 ‘아삽의 시’입니다. 아삽은 다윗 왕의 찬양대 지휘자입니다. 시편에는 ‘아삽의 시’가 12편 있습니다(시 50, 73-83편), 시편 80편에서 아삽은 ‘우리를 구원해 주소서’ ‘우리를 회복시켜 주소서’라는 말을 여러 번 합니다(3, 7, 19절). 3절과 19절의 ‘우리를 돌이켜 달라’는 말은 우리를 회복시켜 달라는 말이고 ‘우리’는 아삽의 민족, 즉 이스라엘 백성을 말합니다(1-2절). 우리를 회복시켜 주시고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을 보면 이스라엘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4-6절).
“주께서 한 포도나무를 애굽에서 가져다가 민족들을 쫓아내시고 심으셨다”(8절)는 말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해내어 가나안 땅에 살게 하신 것을 뜻합니다. 그 포도나무가 잘 자라더니 숲 속의 멧돼지들이 상해하며 들짐승들이 먹어버립니다(13절). 이는 이방인들이 이스라엘을 짓밟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삽은 이스라엘을 회복시켜 주시고 구원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14-17절). 회복시켜 주시고 구원해 주시면 하나님을 잘 섬기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18절).
아삽은 다윗과 동시대 사람으로 그 당시 이스라엘은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편 80편에서는 이스라엘이 망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6, 13, 16절). 시편 79편도 아삽의 시인데 시편 79편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상태는 더 안 좋습니다. “하나님이여 이방 나라들이 주의 기업의 땅에 들어와서 주의 성전을 더럽히고 예루살렘이 돌무더기가 되게 하였나이다”(시 79:1). 이 말씀에 의하면 예루살렘은 이미 멸망했습니다. 아삽은 예루살렘이 멸망하기 몇 백 년 전에 살았던 사람인데, 마치 본 것처럼 말하니 어찌된 것일까요? 둘 중의 하나입니다. 아삽이 하나님께서 계시로 보여주신 미래의 일을 기록한 것이든지, 아니면 아삽이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사람이 예루살렘이 멸망하는 것을 보고 기록한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전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역대하 29장 30절에 ‘다윗과 선견자 아삽의 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런 표현이 이를 뒷받침해줍니다.
시편 80편을 묵상하다가 우리도 아삽처럼 ‘우리를 회복시켜 주소서, 우리를 구원해 주소서’라는 기도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교회는 엄청나게 쇠약해졌습니다. 최근 국민일보에 한국교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는데 그 결과가 참담합니다. “교회를 신뢰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020년에는 32%, 2021년에는 21%, 2022년에는 18%로 나타났습니다. 종교에 대한 호감도는 불교가 66.3%, 천주교가 65.4%, 기독교는 25.3%였습니다. 시편 79편 4절에 “우리는 우리 이웃에게 비방 거리가 되며 우리를 에워싼 자에게 조소와 조롱 거리가 되었나이다”라는 말씀이 있는데 한국교회의 상황이 딱 이렇습니다.
한국교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코로나 시대에 정부와 언론이 교회를 좋지 않게 보이게 만들었고,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도 본이 되는 삶을 살지못했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삽이 이스라엘의 회복과 구원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 우리는 한국교회의 회복과 구원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한국교회를 회복시켜 주시고, 한국교회를 구원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