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26장 3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심지(心志)’는 ‘마음에 품은 의지’이고 ‘심지가 견고하다’는 말은 마음이 한결같고 변함이 없다는 말입니다. ‘심지가 견고한 자’를 표준새번역 성경은 ‘한결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심지가 견고한 자’의 반대 표현은 무엇일까요? ‘두 마음을 품은 자’(약 1:8) 또는 ‘두 주인을 섬기는 자’(마 6:24)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창립 20주년을 맞이하고 보내면서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도 들었고, 하나님의 은혜가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신실하게 교회를 섬기고 있는 분들이 참으로 귀한 분들이다, 그분들이야말로 ‘심지가 견고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에서 ‘플로팅(floating) 크리스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 교회 저 교회 떠돌아다니며 예배드리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예배를 드린다기보다 예배를 보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쉬운 말로 ‘떠돌이 신자’입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한 교회에서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교회에 대한 충성도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십일조 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세태가 이렇다 보니 우리 교회에서 신실하게 신앙생활 하는 분들을 보면 얼마나 감사하지 모릅니다.
이사야 26장 3절은 ‘심지가 견고한 자’에 대해서 두 가지를 말해줍니다. 첫째는 심지가 견고한 자를 주께서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신다는 것이고, 둘째는 심지가 견고한 자는 주님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심지가 견고한 자에 대해서 시편 112편 7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흉한 소문을 두려워하지 아니함이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의 마음을 굳게 정하였도다.” ‘마음을 굳게 정했다’는 말이 심지가 굳다는 말입니다. 심지가 굳으면 흉한 소문을 들어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두려워하지 않으면 평강이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 좋은 사람들이 다 심지가 견고한 사람들입니다. 고통 중에 있는 욥에게 아내가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고 했을 때 욥은 “그대의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라고 하면서 입술로 범죄하지 않았습니다(욥 2:10). 욥의 심지가 대단히 견고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말라가는 그릿 시냇가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렸던 엘리야도 심지가 견고한 사람이었습니다(왕상 17:2-7). 왕의 명령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했던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도 심지가 견고한 사람들이었습니다(단 3:16-18, 6:10).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복음 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사도 바울도 그런 사람이었습니다(고후 11:23b-28).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 심지가 견고하지 못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데마입니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사도 바울을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다고 했습니다(딤후 4:10a). 심지가 견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심지가 견고해야 합니다. 심지가 견고한 사람이 되려면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심지가 견고한 사람을 하나님은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켜주십니다.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