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개서 2장 20-23절에는 학개 선지자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네 번째 메시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 번째 메시지는 하나님께서 ‘유다 총독 스룹바벨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21a절).
스룹바벨에게 직접 말씀하시지 않고 학개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치인 스룹바벨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메시지를 받고나서 사람들에게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안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개 선지자가 말하면 믿을 것이기에 하나님은 학개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이런 방식으로 메시지를 주실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베드로후서 1장 21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라.” ‘예언’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직접 말씀하신 메시지를 말합니다. 예언의 은사는 신약성경이 완성되기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8-10절에 보면 ‘예언’은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폐한다고 했는데 ‘온전한 것’은 신약성경을 의미합니다. 다른 견해도 있지만 신약성경으로 보는 것이 무난해 보입니다. 오늘날에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직접 말씀하시지 않고, 성경과 성령을 통해 마음에 말씀하십니다(행 7:51, 마 12:32).
하나님께서 스룹바벨에게 먼저 하신 말씀(21-22절)은 학개서 2장 6-7절에 있는 말씀과 비슷합니다. 2장 6-7a절 말씀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이루어질 말씀이고, 7b절 말씀은 천년왕국 때 이루어질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돈이 없는 상태에서 성전을 건축하고 있는 유다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학개서 2장 21-22절 말씀을 하신 이유도 스룹바벨을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크게 세 가지를 말씀하셨는데 첫째는 “내가 하늘과 땅을 진동시킬 것”(21b절)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지상으로 재림하실 때와 그 직전에 이루어질 것입니다(마 24:29-30, 계 16:17-18). 둘째는 “여러 왕국들의 보좌를 엎을 것이요 여러 나라의 세력을 멸할 것”(22a절)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셔서 세상의 나라들을 멸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실 때 이루어집니다(단 2:34-35, 44). 셋째는, 병거들과 그 탄 자를 엎드러뜨리리니 말과 그 탄 자가 각각 그의 동료의 칼에 엎드러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22b절). 이 말씀은 지상으로 재림하신 예수님께서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물리치실 때 이루어집니다(계 19:19-21).
23절에서는 하나님이 스룹바벨에게 “내가 너를 세우고 너를 인장으로 삼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인장’은 인장 반지를 의미합니다. 표준새번역 성경은 ‘옥새’라고 번역했습니다. 이 말씀은 ‘내가 너를 왕으로 세우겠다’는 말씀인데, ‘네 후손 중에서 메시야가 나올 것이다’라는 말씀입니다. 네 후손 중에서 메시야가 나올 것이라는 말씀은 유다와 다윗에게도 하셨습니다(창 49:10, 삼하 7:17), 스룹바벨은 다윗의 후손이고 예수님의 족보에도 이름이 나옵니다(마 1:12). 스룹바벨의 할아버지는 ‘여고냐’인데 여고냐는 바벨론으로 끌려간 유다의 여호야긴 왕입니다(왕하 24:6, 15, 렘 22:24). 후손 중에서 메시야가 나오는 것은 보통 영광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스룹바벨에게 이 말씀을 해주신 이유는 성전 건축을 위해 수고하는 스룹바벨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니까 하나님께서 이런 복을 그에게 주신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교회를 세우는 것이 성전을 세우는 것입니다(엡 2:21-22). 교회 세우는 것이 쉽지 않지만 열심히 세우다 보면 하나님께서 그에 상응하는 복을 주실 것입니다(고전 15:58, 갈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