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지나가다가 배가 고파서 이삭을 잘라 먹었습니다. 그것을 본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면 안 되는 일을 했다고 했습니다. 구약성경에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으면 안 된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다만 ‘장로들의 전통’(마 15:2)에 수확하기, 타작하기, 까부르기 등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장로들의 전통(구전 율법)’을 서기 200년경에 유다 하-나시라는 사람이 모아서 편찬했는데 그것이 ‘미시나’입니다. 미시나에 대한 해석을 300년 동안 모은 것이 ‘게마라’이고, 미시나와 게마라를 합한 것이 ‘탈무드’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서 비비고 불어서 먹은 것을 수확하고 타작하고 까부르기 한 것으로 해석하여 제자들이 안식일을 범했다고 한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 예수님은 3가지 방법으로 바리새인들의 잘못을 지적하셨습니다. 첫째, 구약성경에 나와 있는 예를 들어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셨습니다. 첫 번째 예는 다윗이 진설병을 먹은 것입니다(마 12:3-4). 성소에서 물려나온 진설병(떡)은 제사장들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레 24:9). 그런데 다윗이 배가 고파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갔을 때 제사장은 진설병을 주었고 다윗은 그것을 먹었습니다(삼상 21:1-6). 다윗이 율법을 어겼음에도 하나님은 그를 죽이지 않으셨는데, 그 이유는 먹을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포인트는 하나님께서 안식일에 일을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사람의 기본적인 필요에 해당하는 먹는 일까지 하지 말라는 말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예는 제사장들이 안식일에 일한 것입니다(마 12:5). 제사장들은 안식일에도 제사 드리는 일을 했습니다(민 28:9-10). 안식일에 한 그들의 일이 죄가 되지 않았던 것은 그들의 일이 안식일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포인트는, 안식일은 어떤 일도 하면 안 되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는 일은 할 수 있는 날이고, 해야 하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나 하나님을 제사(예배)하는데 필요한 일이 그런 일입니다.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 먹은 것은 자신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과 관계된 일이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예수님의 설명입니다.
둘째, 예수님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주면서 바리새인들의 잘못을 지적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에 대해 ‘성전보다 더 큰 이’라고 했습니다(마 12:6). 성전보다 더 큰 분은 하나님 한분밖에 안 계십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인 것을 바리새인들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도 했습니다. 안식일의 주인이라면 안식일을 만드신 분이라는 말인데, 안식일을 만드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바리새인들이 안식일 지키는 문제로 예수님에게 시비를 건 이유는 예수님이 하나님인 것을 그들이 몰랐기 때문입니다.
셋째, 구약성경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셨습니다.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마 12:7) 하는 말씀은 호세아 6장 6절을 인용한 말씀입니다. 그 말씀의 핵심은 하나님은 형식적인 율법 준수보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지키라고 하신 이유는 6일 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하루는 쉬면서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께 예배드리라는 것입니다(신 5:12-15). 바리새인들은 그런 하나님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형식적인 율법 준수에만 급급했습니다. 형식적인 신앙생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것이고, 사람의 가르침이나 전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