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8장에는 다니엘이 본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과 천사 가브리엘이 그 환상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숫양과 숫염소는 바벨론 이후의 두 제국, 즉 바사(페르시아)와 헬라(그리스) 제국을 의미합니다(20-21절). 다니엘은 이 환상을 바벨론의 ‘벨사살 왕 제3년’에 보았고(1절), 바벨론 제국은 메대와 바사 제국에 의해 기원전 539년에, 바사 제국은 헬라 제국에 의해 기원전 330년에 멸망했습니다.
헬라 제국을 일으킨 사람은 알렉산더 대왕인데 그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세계를 정복하기 시작하여 32세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가 죽고 난 뒤에 헬라 제국은 그의 신하 장군 네 사람에 의해 넷으로 나누어집니다. 그 내용이 21-22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털이 많은 숫염소는 곧 헬라 왕이요 그의 두 눈 사이에 있는 큰 뿔은 곧 그 첫째 왕이요 이 뿔이 꺾이고 그 대신에 네 뿔이 났은즉 그 나라 가운데에서 네 나라가 일어나되 그의 권세만 못하리라.” 알렉산더 대왕과 그의 네 신하 장군에 대한 예언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 놀랍지 않습니까? 알렉산더는 다니엘이 이 환상을 본 시점으로부터 200년 뒤에 태어났고, 알렉산더 대왕의 신하 장군 네 사람은 프톨레미(Ptolemy), 카산더, 리시마쿠스, 셀루쿠스입니다. 네 사람 중에서 셀루쿠스는 기억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시리아와 이스라엘,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통치하는 왕이 되었고, 그 나라에서 훗날 못된 왕이 하나 나오기 때문입니다.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은 ‘정한 때 끝에 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17, 19절). ‘정한 때 끝’은 세상의 끝, 종말을 말합니다. 페르시아 제국과 알렉산더의 헬라 제국이 지나가고, 헬라 제국이 넷으로 갈라졌지만 세상의 끝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 환상을 ‘정한 때 끝에 관한’ 환상이라고 했을까요? 그 이유는 23-25절에 기록된 한 인물 때문입니다. 그 인물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면 적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적그리스도는 아닙니다. 적그리스도는 헬라 제국의 파생국가에서 나오지 않고 신흥 로마제국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단 7:7-8, 23-25). 다니엘서 7장의 ‘넷째 짐승’은 로마 제국을, 넷째 짐승에서 나온 ‘열 뿔’은 신흥 로마제국을, 열 뿔 사이에서 나온 ‘작은 뿔’은 세상 끝 날에 나타날 적그리스도를 말합니다.
23-25절이 말하는 왕은 신흥 로마제국에서 나오지 않고 알렉산더 대왕 이후에 넷으로 나눠진 헬라의 한 나라에서 나왔습니다(23절). 이 사람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인데, 셀루쿠스가 차지했던 시리아 지역의 왕입니다. 이 사람이 이스라엘을 짓밟고 성전을 더럽히고 자기가 하나님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를 숭배하게 만듭니다. 이 사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9-14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성전을 더럽히는 기간은 2300주야, 즉 2300일입니다. 2300일은 6년 조금 더 되는 기간입니다. 2300일이 지나서 성소가 정결하게 되는데(14절) 이는 유다 마카비가 의병을 일으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군대를 몰아내고 성전을 정결하게 해서 새롭게 봉헌했기 때문입니다(164BC). 이 날을 기념하는 절기가 수전절(修殿節)입니다(요 10:22). 수전절을 다른 말로는 ‘성전봉헌절’이라 하고, 히브리어로는 ‘하누카’라고 합니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세상 끝 날에 나타날 적그리스도의 모형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환상은 정한 때 끝에 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알렉산더와 그의 네 신하 장군, 그리고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성경에 예언되어 있는 것이 놀랍지 않습니까? 이런 것만 봐도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틀림없습니다(벧후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