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노브랜드’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아내가 그곳에서 물건을 고르고 현찰로 계산하려 했더니, 현찰은 안 되고 신용카드만 된다고 해서 물건을 못 사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나오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앞으로는 모든 가게가 그렇게 운영 될 것이고 개인의 모든 정보가 노출될 것인데, 적그리스도도 그런 방식으로 개인을 통제하고 지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계 13:16-17).
적그리스도는 휴거 후에 세상이 극도로 혼란할 때 등장하여 세상을 지배하게 될 인물입니다(계 6:2). 적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요한계시록 13장과 데살로니가후서 2장에 나오고(3-4절), 요한일서에는 ‘적그리스도’라는 표현이 나옵니다(요일 2:18). 시간적으로 적그리스도에 대해 제일 먼저 기록한 책은 다니엘서인데, 다니엘서는 지금으로부터 2천 5, 6백 년 전에 기록되었습니다.
다니엘서 7장에는 적그리스도가 신흥 로마제국에서 나올 것이 기록되어 있습니다(24-25절). 8장에는 적그리스도를 예표하는 한 인물이 나옵니다(8-14, 23-25절). 그는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로 헬레니즘 시대에 시리아 지역을 다스렸던 왕입니다. 그의 공식 이름은 안티오쿠스 4세이고 에피파네스는 자신이 붙인 이름입니다. 의미는 ‘영광스러운 사람’ ‘걸출한 사람’인데 사람들은 그를 ‘에피마네스(미친 사람)’라고 불렀습니다. 다니엘서 9장에는 7년 대환난 기간 중간에 적그리스도가 이스라엘과 맺었던 평화조약을 깨뜨리고 이스라엘을 핍박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27절), 그리고 11장에는 적그리스도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36-45절).
다니엘서의 기록자 다니엘은 11장 앞부분(21-35절)에서 적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 대해 말하다가 뒷부분(36-45절)에서는 적그리스도에 대해 말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사람에 대해 말하다가 먼 미래에 나타날 사람에 대해 말하는 형식의 예언을 이중예언이라고 합니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기원전 2세기 사람으로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 11장 뒷부분의 내용은 그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11장 다음에 나오는 12장 1절은 7년 대환난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 우리는 11장 뒷부분이 적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그리스도는 ‘그의 조상들의 신들을 돌아보지 않는다’고 했는데(37절), ‘신들’은 히브리어 성경에 ‘엘로힘’으로 되어 있습니다. 엘로힘은 ‘하나님(God)’으로도 번역이 가능하고(KJV), ‘신들(gods)’로도 번역이 가능합니다(NASB, NIV). 하나님(God)으로 번역한 킹제임스 성경의 영향으로 어떤 사람들은 적그리스도가 유대인일 것이라고 생각 하는데,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강한 신을 공경할 것’이라고 했는데(38절), '강한 신'은 ‘요새의 신’ 또는 ‘요새를 지키는 신’이라는 뜻입니다. 이 신이 무엇일까요? 미사일이나 핵폭탄 같은 무기나 군사력이 아닐까요? 북한의 김정은도 이 신을 믿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0절이 조금 어려운데, 40절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남방 왕’과 ‘북방 왕’이 적그리스도를 공격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북방 왕을 적그리스도로 보면서 남방 왕이 적그리스도를 공격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후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표준새번역 성경도 후자의 견해로 번역을 했습니다. 적그리스도를 ‘북방 왕’으로 표현한 이유는 적그리스도의 예표인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북방 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