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에서 제일 중요한 내용은 룻이 보아스를 만나 결혼하는 것입니다. 룻과 보아스가 결혼하게 된 배경에는 자신들의 역할을 잘 감당한 세 사람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나오미입니다. 나오미는 며느리 룻을 결혼시키기 위해 룻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주었습니다(3:1-4). 정말 좋은 시어머니입니다. 친정어머니의 마음을 가진 시어머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룻이 나오미를 따라 이스라엘로 오기 전에도 나오미는 두 며느리에게 “나는 내 나라로 돌아갈 테니 너희는 너희 나라에서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라”고 했습니다(1:8-9a). 자신의 두 며느리를 정말 사랑한 좋은 시어머니입니다. 좋은 시어머니 되는 방법은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람은 룻입니다. 시어머니 나오미가 결혼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자 룻은 시어머니가 시킨 대로 했습니다(3:5-6). 나오미가 모압을 떠나면서 룻에게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라”고 했을 때는 순종하지 않다가 지금은 순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모압 남자와 결혼을 하면 하나님을 섬길 수 없지만 이스라엘 남자와 결혼을 하면 하나님을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룻이 시어머니를 따라 이스라엘로 온 이유는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였습니다(1:15-18). 나오미가 룻을 시집보내려는 남자 보아스는 나이가 좀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룻이 순종한 이유는 하나님만 잘 섬길 수 있다면 나이 많은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혼할 때 심각하게 생각해볼 것은 이 사람과 결혼을 해도 하나님을 잘 섬길 수 있겠는지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 번째 사람은 보아스입니다. 보아스는 룻에 비해 나이가 좀 많습니다. 3장 10절을 읽어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책임감이 대단히 강합니다. 3장 12-13절을 읽어보면 ‘기업 무를 자’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이라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오는데, ‘기업 무를 자’란 가까운 친척이 어렵게 되었을 때 그 집안을 책임져주는 사람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어느 집안이 어려워지면 그 집안과 제일 가까운 형제나 친척이 그 집안을 책임져줘야 했습니다. 생활이 너무 어려워서 땅을 팔았으면 그 땅을 도로 찾아주어야 했고(레 25:24-25), 종으로 팔려갔으면 다시 자유인이 되도록 해주어야 했습니다(레 25:47-49a). 자식 없이 죽어서 대가 끊기게 되었으면 죽은 자의 아내와 결혼을 해서 대를 잇도록 해주어야 했습니다(신 25:5-6). 이런 것이 ‘기업 무를 자의 책임’입니다. 나오미의 집안을 위해 이 일을 해야 할 두 번째 순서의 사람이 보아스였습니다(3:12-13). 첫 번째 사람이 있었지만 보아스가 만나 얘기해봤더니 그 사람은 재산에 대해서는 책임져줄 수 있지만 대를 잇는 일, 즉 룻과 결혼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4:1-6). 그래서 보아스가 룻과 결혼을 하게 된 것입니다. 보아스는 ‘기업 무를 자’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한 사람입니다.
룻과 보아스가 결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오미와 룻과 보아스가 각자 자신들의 책임과 역할을 잘 감당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됩시다.